제목 | 2월 3째주 - [오피니언]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이 질병 치료의 큰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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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 글번호 | 1361 | ||
등록일 | 2020-02-21 20:14 | 조회수 | 414 | ||
“응급실 의사가 방향 감각을 상실한 환자를 진단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환자에게서 환자 본인의 유전체(혹은 모든 DNA)에 접근할 수 있는 지갑 크기의 카드를 찾는다. 그 후 의사는 유전체를 재빠르게 검사하고 질병을 진단한 후 환자를 유전자 치료법으로 치료한다.” 이것은 퓰리처 상(Pulitzer prize)을 수상한 한 언론인이 1996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에 대해 보도 했을 때 2020년의 모습을 상상한 것임.
◆ 의료의 새로운 시대?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모든 인간 DNA 혹은 인간의 염색체의 유전적 내용을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국제 과학 공동 프로젝트였음. 1990년부터 2003년 사이에 추진된 이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이 의학의 미래에 대해 추측하도록 만들었음. 1996년 노벨상을 수상한 Walter Gilbert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결과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의료와 인간 질병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을 엄청나게 변화시킬 것입니다.“라고 말했음. 2000년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의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책임자인 Francis Collins는 ”아마도 15~20년 내 우리는 치료에 있어서 완전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예상했음. 또한 2000년 Bill Clinton 미국 대통령은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많은 인간 질병의 진단, 예방, 치료를 혁신할 것입니다.“ 라고 발표했음.
그러나 2020년인 현재, 아무도 유전체 카드를 소지하고 있지 않으며 의사들은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위해 DNA 검사를 일반적으로 수행 하지는 않음. 왜 그런 것일까? 필자가 Journal of Neurogenetics紙에 게재한 것처럼, 일반적으로 질병의 원인은 복잡하기 때문에 희망이나 과대포장에도 불구하고 이 질병들에 단순한 유전자 치료법을 적용할 수 없음. ☞ 연구 :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01677063.2019.1706093
◆ 복잡한 원인
단일 유전자가 일반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은 수십 년 동안 있어왔음.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 Nature紙와 JAMA紙 등 유명한 과학 저널들에 조울증, 정신분열증, 알코올 중독과 단일 유전자와의 인과 관계에 대해 발표됐음. 이 결과는 대중매체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지만 연구를 재연하는데 실패했거나 논문이 철회됐음. 이러한 재검증은 초기 결론을 완벽히 약화시켰으며 종종 잘못된 통계 검증법에 의존하고 있었음. 후속 연구는 대중매체들로부터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발전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음.
헌팅턴(Huntington)병과 같은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가 실제로 있기는 함. 하지만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들은 단일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은 아닌 경우가 많음. 평균적으로 신체를 쇠약하게 만드는 일반적인 유전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건강한 아이들만큼 오래 생존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이것은 돌연변이에 대한 강한 진화적 압박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함. 단, 헌팅턴병은 환자가 재생산 가능 기간을 넘어서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예외적인 경우임. (헌팅턴병 환자에서 증상은 주로 30-40대의 성인이 되서 나타남) 비록 다른 다수의 질병들에 대한 새로운 돌연변이가 우연하게 발생하지만 집단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아님.
하지만, 대부분 흔하게 발생하는 신체를 쇠약해지게 하는 질병들은 아주 적은 효과를 가지고 있는 각각의 유전자 돌연변이 조합에 의해 발생함. 이들은 유전자들과 환경적인 요소들이 상호 작용을 하며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것에 영향을 끼침. 또한 인간 몸 안의 많은 종류의 미생물들도 영향을 줄 수 있음.
일반적인 중증질환은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하는 유전자 치료법으로는 치료할 수 없음. 유전자 치료는 백혈병을 일으켜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건과 같이 평탄치 않은 과정을 거쳐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최근 단일 돌연변이가 큰 영향을 미치는 일부 희귀 질환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치료해내고 있음. 희귀 단일유전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법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각각의 개별적인 질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함.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유전자 치료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환자들은 극복하기 힘든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 따라서 많은 질병에 있어서 유전자 치료는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음.
◆ 생물학자들을 위한 새로운 시대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저렴하고 빠르게 그리고 정밀하게 DNA의 염기서열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진보를 촉진함으로써 거의 모든 생물학 연구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 하지만 이 연구 방법의 발전이 일반적으로 쇠약해지는 질병의 치료에 있어서 극적인 전환점을 가져오지는 못했음.
비록 여러분이 다음 번 병원 방문 때 본인의 유전체 카드를 가져갈 수 없다 하더라도 아마도 여러분은 유전자와 질병 사이의 관계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임. 질병과 유전자간의 인과관계를 더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비현실적인 이야기와 잘못된 약속으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임.
※ 생명윤리 언론동향은 국가생명윤리정책원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